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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CTION

Dear. my Soulmate

익명D

  고등학교 1학년의 여름은 지루했다. 방학이 다가오고, 보충수업이니 뭐니 떠들어 대고, 이석민이 옆에서 보충 수업 신청을 할 거냐 말 거냐로 말을 걸어도 지루한 건 어쩔 수가 없었다. 차라리 마른하늘에 벼락이라도 내려 아무런 인명피해가 없는 상태에서 재미있는 일이 일어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비 오고, 천둥 번개가 치면 그 다음엔 토르가 오려나. 보충 수업 재밌겠다는 이석민의 재잘거림을 한 귀로 흘리며 생각했다. 보충 수업이 재밌겠냐고 이 바보야. 하늘 참 맑다.

재난 썸네일_익명D.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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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미

  시끄럽게 돌아가는 엔진과 타이어가 바닥에 밀려 찢어지듯 울리는 소리. 누구나 다 아는 고급 세단에야 또래만큼의 충분한 관심을 가졌지만 그 차들로 경쟁을 하는 모터스포츠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는 민규는 어색할 정도로 시끄럽게 울리는 굉음들에 저절로 귀를 막을 수 밖에 없었다. 꿔다놓은 보릿자루라기엔 좀 많이 큰 편이라 피할 수도 없이, 민규는 낯선 존재인 자신에게 향하는 스태프들의 시선이 꽤 따가웠다.

overrace 썸네일_가미.jpg

뀨페

  “네가 못 알아 들었잖아!”
야 쟤네 또 싸운다.
“네가 설명을 못 했겠지!”
누구? 8반이랑 9반 걔?
오늘도?
와… 쟤넨 지겹지도 않나봐.

이 이야기는 서로 안 싸우고 못 사는 두 소년의 이야기이다.

다크초콜릿 썸네일_뀨페.jpe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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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lon

  “김민규, 너는 그러니까 포장이사를 깔끔하게 불렀어야지. 친구들 등골 빼먹는다고 이걸 다 짐차로 옮기냐?”
“내가 여태까지 너희 입사 준비하면서 이사할 때 안 도와줬어? 왜 인제 와서 발뺌인데.”
“그래도 이건 해도 해도 너무하잖아. 엘리베이터 있으면 뭐 하냐. 짐차가 여기까지 올라오질 못하는데.”

“이 집으로 전세 계약하라고 부추길 땐 언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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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C

   또 다시 계절이 돌아 이곳에서 추운 겨울을 맞이했다. 입사 때만 해도 회사에 이렇게 오래 머물 거라고 명호는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사람 일이라는 게 어찌 뜻대로 되겠는가. 명호는 이제 자신의 자리에 놓인 파란색의 서류철이 오늘 할 일의 반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단 걸 알 수 있었다.

사랑�은잊혀지는기억 썸네일_익명C.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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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악산규잇당도최고

" 미안해. "

 

  더운 공기가 입속으로 들어왔다 나간다. 단순 더위에 흐르는 물방울인지 아닌지 구분은 안 했다. 딱히 달라질 건 없으니. 시선을 맞추기 위한 목 움직임이 아닌 시선을 피해 바닥을 향한다. 죄지은 것도 아닌데 왜 네가 고개를 숙이는지. 여름의 시작이었다. 이번 여름은 길겠다.

여름의시작 썸네일_치악산규잇당도최고.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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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개굴

  망했다. 어쩌자고 내가 지금 여기에 있지? 민규는 지금 자신이 처한 이 상황이 너무나도 당황스러웠다. 룸메인 석민이 잠시 갈 곳이 있다며 산책할 겸 같이 가자하기에 따라 나왔더니 도착한 곳이 서명호 집이다. 아니 이 자식은 지금 생각이 있는 거야 없는 거야? 미친놈 아니야 진짜!?

개가되는것도나쁘진않다 썸네일_두개굴.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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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문 밖의 모르는 남자가 내게 아는 척을 했다. 반갑거나 그런 게 아니고, 뭐라고 해야 할까. 어렸을 적 잃어버린 첫사랑을 찾은 것 같은 눈으로.

그에게는생만이있을뿐 썸네일_묵.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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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종강 후 한가해진 민규는 매일 조카를 유치원에서 하원 시키는 임무를 맡게 되었다. 기상 시간은 자유. 부모님과 함께 사는 집이지만 일어나보면 집에는 아무도 없이 늘 텅 비어있다. 요리 솜씨도 나쁘지 않아 일어나면 그럴듯하게 혼자서 밥을 차려 먹고서는 능숙하게 청소기를 한번 돌리고, 빨래를 개며 나름의 가사노동도 착실히 수행한다. 아침을 먹고 집안일도 얼추 해치우고 나면, 다시 소파에 누워 티비를 보거나 핸드폰을 본다. 그러다 1시가 되면 대강 외출용 추리닝을 입고서 집을 나선다.

AboutLove 썸네일_md.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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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역은, 다음 역은 ---.
  하늘을 달리던 기차가 멈추었다. 아, 이렇게 죽는구나. 김민규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눈을 감았다. 푸른 하늘 너머 달려오던 기차가 민규의 앞에서 푸른 연기를 내뿜었다.

 

  “어서오세요.”

하늘길 썸네일_희.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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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F

  쉽게 식을 사랑은 하지 말자는 것이 명호의 방식이었다. 이를 테면 올림픽이 끝나자마자 관심이 식어 버리는 스포츠 선수들, 새내기 배움터에서 슬쩍 손 잡는 패기, 한달 팔리면 단종될 한정판 인스턴트 라면 같은 것. 반면 민규는 진득하게 가슴에 흔적을 남기는 사랑이 싫었다. 초등학생 때부터 키우던 뽀삐가 죽어서 묻어 줄 때, 명절 때마다 업어줬던 어린 사촌동생의 소아암, 영원히 장사할 줄 알았던 단골 분식집의 폐업 같은 것. 가벼운 게 싫어서 가슴에 철문을 잠구고 사는 서명호와 상실감이 무서워서 가벼워지려고 발악하는 김민규. 둘의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연애는 성사될 수 있을까. 매치 포인트!

5점,매치포인트! 썸네일_익명F.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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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달

#1
처음은 단순한 호기심이었다.
도대체 저 단순하고 덜렁거리기 일 수인 저 인간에게 무슨 매력이 있어서 저 조용하고 차분한 사람이 코가 꿰여 연애를 지금 10년 가까이 하고 있는지…….

사계절의우리 썸네일_달달.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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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망상

으응, 5분만 더… 
베개 속으로 파고드는 중얼거림에 명호가 피식 웃었다. 커튼을 모조리 걷은 탓에 열대의 햇빛이 그대로 쏟아지는 방 안에서도 여전히 잠을 잘 수 있을 줄은 몰랐다. 눈이 부시긴 한지 얼굴을 잔뜩 찡그리고 있는 민규의 미간을 꾹꾹 누른 명호는 누운 자리에서 일어서며 말했다. 그래? 그럼 나 혼자 구경 나갈까? 

SomewhereOvertheRainbow 썸네일_서망상.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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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트

  진짜 어이가 없다.
  명호는 자신의 앞에 서 있는 민규를 가만히 쳐다봤다. 저에게서 무언가를 기대하는 듯한 눈동자가 부담스럽게 반짝였다. 말없이 민규를 꼬라보던 명호가 푹 한숨을 내쉬었다. 진짜 왜 이래. 게다가 차림은 또 어떻고. 아래쪽을 힐끗 본 명호가 눈을 질끈 감았다 떴다. 두통이 밀려오는 듯한 기분이었다. 앞치마 외에 입은 게 실오라기 티끌 하나 없었다. 이 자식이 드디어 미쳤나?

문이고장나면전문업체를부릅시다 썸네일_누트.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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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 룬

민규야 명호는 정말 주의깊게 살펴야 돼. 잘 돌봐주고.
알겠어. 근데 어디가 어떻게 아픈데?

뭐 죽을 병이라도 걸렸대?

一片丹心 썸네일_라 룬.jpe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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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는개

  '살면서 가장 후회해본 일이 뭐에요?'
  누구는 대학교 전공 선택을 말했고, 누구는 손해만 본 투자 이야기를 하고. 남의 시시콜콜한 중대사를 가만히 듣고 있으면 가장 마지막 순서는 자연스럽게 명호가 됐다. 명호는 멋쩍게 웃으며 고민에 빠지고는 했다. 이걸 사실대로 말할까, 어쩔까.

아침의상상 썸네일_뛰는개.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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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도

“카메라 들어갈게요. 서로 마주 보시고. 네, 시작할게요!”
유독 볕이 쨍쨍한 여름이다. 선글라스 없이는 눈을 뜰 수도 없는 강한 빛에 명호는 눈을 찌푸렸다. 조명까지 받으며 고군분투하는 배우들은 아니나 다를까 땀을 뻘뻘 흘리며 와이셔츠가 다 젖게 만들고 있었다. 서명호는 뻐끈한 고개를 한 번 돌리고 옆에 있던 스태프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더우니까 쉬는 시간 좀 가지게. 배우든 스태프든 쉬는 시간이 필요하긴 했는지 다들 쉬기에 바빴다. 서명호가 일어서서 쭉 둘러보고 있으니 누군가 어깨를 툭툭 두드렸다.

나리꽃 썸네일_오도.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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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네시

  아직은 쌀쌀한 바람이 폐부를 찌르는 3월의 저녁이었다. 찬 기운이 감도는 바닥 위에 몸을 둥글게 말고 구겨져 있는데 누군가가 쿵쿵쿵 문을 두드렸다. 고막을 때리는 소음. 잠이 확 깼다. 일정하게 반복되는 소리를 듣고 있자니 머리통이 지끈거렸다. 인상 쓰고 걸어가 신경질적으로 문을 열었다. 그새 배달원이 떠나버렸는지 상자 하나만이 문 앞에 덜렁 놓여있었다. 민규는 현관에 서서 상자를 가만히 노려보았다. 예감이 불길했다. 까치 새끼라도 왔다 갔나 보네. 비꼬듯 중얼거렸다. 커터 칼로 상자를 난도하고 내용물을 확인했다.

글-썸네일.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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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백

훈훈하다면서 애매하게 잘생긴 애들 말고 진짜 존잘이랑 한번 사귄적있는데 진짜 존잘이랑 절대 사귀지 마라.

  1. 진짜 잘생긴 거 아니면 성에 안참 다른 남자 만나도 계속 걔 얼굴 생각남

  2. 다시 이정도 존잘 만나 수 있을까 싶어서 헤어지면 내가 비참해짐

  3. 싸워도 얼굴보면 화 풀린다는 거 ㄹㅇ임 팩트

  4. 다른 사람들이 길거리에서 쳐다보는 거 느껴짐 존나 신경쓰임;;

  5. 내가 을인 연애를 할 수 밖에 없음… 진짜 잘생겼으니까…

  6. 걔 사진만 보면 추억 미화됨… 매달려서라도 다시 만나고 싶음

  7. 아무리 큰 잘못을 해도 내 앞에서 걔가 울면 마음이 약해짐

  하… 니들은 진짜 존잘남이랑 사귀지 마라….

너넨존잘이랑사귀지마라 썸네일_팔백.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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