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一片丹心
W. 라 룬
민규야 명호는 정말 주의깊게 살펴야 돼. 잘 돌봐주고.
알겠어. 근데 어디가 어떻게 아픈데?
뭐 죽을 병이라도 걸렸대?
굳이 고쳐주지 않아도 되는 학과 사무실 프린터를 말끔하게 고치고 나오자 시간이 세 시 반을 넘겼다. 밥이라도 사겠다는 조교 누나를 한사코 거절한 뒤 바구니에 놓인 사탕 하나를 물고 나왔다. 이제 막 수업이 끝났는지 사람들이 복도로 어슬렁 기어나와 김민규를 찾는다. 야 김민규 어디가냐. 들은 체도 하지 않고 초등학생처럼 계단을 뛰어내려갔다. 창에 빗방울이 하나둘 달라붙기 시작했다. 민규는 가방에 넣어다니는 조그마한 접이식 우산이 두 사람의 어깨를 얼마나 가려줄 수 있는지 가늠했다. 아마 제 어깨는 모두 젖을 것이다.
앞치마를 입고 반쯤 찌들어있는 카페테리아의 군중 사이로 오로지 한명만 신선처럼 바르게 앉아 책을 읽고있다. 민규는 어깨에 백팩을 걸치고 우산을 꺼내며 맞은편에 앉았다. 나 기다렸어? 하나도 안 기다렸어. 세 시에 보기로 한 사람을 세 시 반에 보는 걸 기다렸다고 하는 거야 명호야. 서명호가 책을 덮고 바라본다. 비가 더 오기 전에 돌아가자고 그를 달래 일으켰다. 민규 손에 뭐 묻었어. 이거? 프린터 잉크.
애들 종강하면 바닷가 간대. 부럽다 우리도 나중에 바다나 갈까. 우산을 펼치고 다른 팔로 서명호를 우산 안에 바짝 집어넣었다. 본의 아니게 몸이 구겨지자 저를 노려보는가 싶더니 이내 얌전해졌다. 명호는 민규의 과잉 행동을 달가워하지 않는다. 그러거나 말거나 김민규는 서명호를 지극정성으로 모셨다. 너 감기걸려서 입원하면 나 진짜 잘릴 지도 몰라서 그래 명호야. 묻지 않았는데도 나불나불 서명호가 듣기 싫어하는 사정을 부러 읊어준다. 서명호는 그제야 알았어. 하며 편히 등을 맡긴다. 긴장이 풀린 등근육을 부러 손바닥으로 훑고 학관을 빠져나갔다.
최승철은 김민규에게 서명호를 인계하며 애 아픈 건 네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캐치해야 한다고 신신당부했다. 뭐야. 유학생 도와주는 게 아니라 간병인 아니야? 호들갑을 떠는 최승철에게 농담 삼아 던진 말에 최승철은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그날 최승철의 표정을 지금은 종종 김민규가 짓는다. 서명호는 그만큼 약하다. 가끔은 멀쩡하게 대화하다가도 의식을 잃고 픽픽 쓰러진다. 남들은 어릴 때 크게 앓고나면 면역력이 생겨 더 건강해진다는데 서명호는 크게 앓는 순간마다 죽을 고비를 수 없이 넘겼다고 했다. 서명호의 등을 만지는 행동은 생각보다 중요한 점검이다. 명호는 조용히 아프니까. 조용해서 말도 없이 아프면 가장 먼저 등이 축축해졌다. 식은땀을 잔뜩 흘리는 그의 적신호를 놓치고 넘어가면 이후로 사나흘을 정신없이 앓는다. 쓰러지는 서명호와 앓는 서명호를 번갈아 실어 구급차에 탔던 지난 몇 번의 봄 이후로 김민규는 무서울 때마다 서명호를 끌어당겨 등등 살살 쓸었다.
영화 보러가자며.
그냥 우리집에서 봐.
나 노트북 화면 보는 거 눈 아파.
명호의 눈앞에서 이제 막 배송된 박스를 뜯었다. 짠. 그 말을 기다렸다는듯 빔 프로젝터를 꺼내 자랑하는 모습에 서명호는 기가 찼다. 민규 너는 왜 꼭 말을 어렵게 빙빙 돌리는 거야? 야 이런건 센스있다고 해야지. 설명서를 흘긋대며 기기를 연결하고 명호를 불렀다. 이불 덮고 기다리고 있어. 명호가 개켜두었던 이불을 펼치고 제 침대인 양 나른하게 늘어진다. 빔 프로젝터를 보다 말고 일어나 보일러를 온도를 올렸다.
영화를 잘못 고른 것 같아. 김민규가 리모컨을 들었다. 영화에 몰입한 서명호는 무릎을 세우고 그 위로 턱을 괴었다. 주인공은 시한부 선고를 받고 자살 시도를 하고있었다. 몇번이고 줄에 목을 걸었다, 풀었다, 걸었다. 그러다 발을 헛디뎌 결국 목을 조인다. 보다못해 전원을 끄자 턱을 괸 반대편 볼을 우물거리던 입에서 바람 빠지는 소리가 나왔다.
왜 껐어?
내 취향 아니야.
영화 민규 혼자 봐? 아니잖아.
그리고 나 이거 전에 다 봤어. 베개를 끌어안은 명호가 등을 보이고 눕는다. 잘 거야? 어. 몸을 일으켜 테이블을 치우고 불을 껐다. 아직 저물지 않은 빛이 창을 타고 빨갛게 이불을 적신다. 명호야 해 진다. 사진 안 찍어? 대답도 않고 조용했다.
큰 몸을 혼자 누이기도 벅찬 침대를 성인 남성 둘이 쓰니 별수없이 발끝이며 팔이 침대 바깥으로 비져나왔다. 자는 사이 굴러떨어질까봐 다리를 얽었다. 삐진 줄 알았더니 다리는 순순히 내어준다.
너는 너무 예민해.
내가?
나한테 신경을 너무 많이 써.
쓰고 싶어서 쓰는 거야.
나 당장 죽는 사람 아니야.
나 내일도 안 죽고 모레도 안 죽어. 근데 너만 나를 내일 죽는 사람처럼 대해. 너 과해. 할말을 쏟은 명호가 머리끝까지 이불을 눌러쓴다. 내가 과해? 민규는 속으로 부정한다. 김민규는 역할이 정해져있다. 아픈 서명호 지켜주기. 그들의 관계가 고작 유학생과 그의 도우미 정도일 적부터 서명호는 늘 특별대상이었다. 그리고 함께 귀가해 한 침대를 쓰는 사이는 그보다 더 특별했다. 가끔 몸을 섞는 사이라면 더 과해져도 괜찮다. 김민규의 행동은 김민규로서는 그닥 과하지 않았다. 제 생각을 맹신하는 김민규 답게 서명호의 타박에 쉽게 넘어가지 않았다. 서명호가 반항할수록 듣고 싶은 것만 들으며 본인이 이 특이사항에서 지극히 정상 범주에 있다는 사실만 곱씹었다.
그래도 오늘 같은 날은 쉽게 잠들지 못하고 뒤척이는 명호의 등을 쓰다듬으며 묻고 싶었다. 명호야 주인공은 어떻게 돼? 방금 그대로 목 매달고 죽어? 아니면 시한부로 살다가 죽어? 그것도 아니면 시한부 선고가 다 개소리라서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아? 나 같은 놈 만나고? 민규는 영화를 다시 볼 생각은 없었다. 그럴 용기가 없었다. 다만 명호는 무슨 생각을 하고 영화를 끝까지 봤을지 궁금할 뿐이다. 서명호는 다정하지만 친절하지 않아서 김민규에게 답을 해줄리 만무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더 궁금했다. 너는 나 진짜 과하다고 생각해? 아니지? 그런 것들. 나는 네가 정말 소중해. 이런 말들.
*
서명호의 과 동기들은 그가 예민하다고 생각한다. 김민규와 정반대였다. 서명호는 너무 무르고 함부로 퍼준다. 오전 교양 이후로 잠적한 서명호 때문에 김민규는 반쯤 까무러쳤다. 서명호는 난데없는 대학로 고양이 카페에서 카운터를 지키다 발견됐다. 너 지금 뭐하냐? 알바.
서명호는 제 마음에 들면 알아서 도와주고 막 퍼준다. 팀플하다 몇번 인사만 나눠본 후배의 대타도 뛰어준다. 서명호 진짜 가지가지 한다. 어쩌라고 인마. 그래서 김민규도 만나주는 것 같다. 착하고 미련하니까 별 시덥잖은 것들이 다 달라붙는데 그걸 또 받아준다.
너 휴대폰 배터리 꼭 확인하고 다녀.
배터리 때문에 꺼진 거 아니야.
일부러 껐어?
그래.
그래? 이왕 하는거 아예 짐싸서 떠나지 그랬어. 너 죽고 나 죽고 하게. 김민규가 입술을 비뚜름하게 문다. 서명호는 습관처럼 날카로웠고 그로인해 상처받을 때마다 김민규는 싸울 것처럼 시비를 걸었다. 말싸움을 하면 각자 이기는 방향으로 흘러간다고 믿어서일까 그것으로 위안삼기 위해 계속 서로를 들이받았다. 그러면서 김민규는 서명호가 정말로 달아나거나 부서질까봐 제대로 말도 못했고 서명호는 그런 김민규를 감싸안고 못난 버릇을 고쳐줄 수 있을 만큼의 체력도 시간도 없기에 날카롭기만 했다.
문을 밀고 나와 카운터 앞을 어슬렁거리던 새끼고양이를 안아올렸다. 민규야 유리창 봐. 보고 얘 이름 뭐라고 적혀있는지 알려줘. 서명호가 화제를 돌리자 김민규도 시선을 따라간다. 고양이 사진과 프로필이 다닥다닥 붙은 창을 내다본다. 봄이. 이름이 봄이야? 엄마가 고양이 별로 가서 데려왔대. 고양이 별이 뭔데? 고양이가 죽으면 가는 곳.
그럼 난 서명호 별로 가겠네.
*
서명호는 늘 김민규를 걱정한다. 잠이 오지 않으면 김민규 생각을 했다. 잡다한 걱정들을 쌓아놓고 고민하다보면 어느새 잠들어있었다. 서명호는 그렇게 잠든 꿈에서도 김민규만 헤아렸다. 한없이 착해서 남 곤란한 꼴을 못 보는 김민규 생각. 마음이 약해서 영화 한 편도 제대로 못 보는 김민규 생각. 언덕 맨 끝이라 자기 자취방에서 보는 노을이 끝내준다며 저를 꼬신 어이없는 김민규 생각. 그때문에 노을 사진을 많이 찍게된 줄도 모르는 바보 같은 김민규 생각. 착하고 미련한 김민규 생각. 그래서 병든 닭 같은 서명호라도 끼고 살아주나 싶은 생각. 나는 네가 정말 소중해. 이런 생각.
눈을 뜨니 하늘에 색이 없다. 밤이거나 아주 이른 아침일 것이다. 굳이 고개를 밑으로 내려 확인하지 않아도 좁은 간병인 침대에 누워있을 김민규가 느껴졌다.
유학생 담당부서에서 제게 가장 친절하던 최승철은 김민규를 소개시켜주기 전 고향으로 돌아가는 선택지를 우선시하길 바랐다. 이제는 서명호가 최승철의 바람보다 더 돌아가길 원하고 있다. 민규는 승철에게도 아주 소중한 후배였을 것이다. 명호도 마찬가지였고. 그래서 최승철은 우리가 함께함으로써 많이 아파할 모습을 내다봤던 모양이다.
명호는 죽을 운명이라면 바깥을 내돌다 객사하고 싶었다. 아주 오래전부터 앞으로 3년, 길면 5년 하던 숨을 그나마 연장하고 사는 것은 바깥 공기를 마시고 있기 때문이라고 믿고있었다. 모르는 장소에 버려지면 적어도 사람 죽는 냄새는 맡지 않았다.
서명호는 오래 아팠다. 당장 내일 죽을 거란 말을 듣고 눈을 감은 날도 있었다. 그럼에도 아주 오랫동안 죽고 싶지 않았다. 죽고 싶지 않아서 잠에서 깼다.
지금은 죽는 게 무서워 잠에서 깨면 김민규가 보인다. 김민규 얼굴을 보면 그냥 객기부리지 말고 유학도 오지 말고 적당히 병원에 박혀살다가 얌전히 죽을걸 그랬다. 하고 생각한다. 버려질 장소가 서명호를 주워갈 김민규가 있는 곳임을 알았다면 그를 만나기 전에 돌아갔을 것이라고 되뇌인다. 서명호는 영화 주인공처럼 책임지지 못할 사랑에 빠져 연인을 울리는 짓은 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요즘은 죽음보다 책임이 더 무섭다. 그중 김민규가 제일 무섭다. 병원에서 눈을 뜨면 살아있다는 안도보다 옆에 김민규가 있을까봐 겁이 났다.
진짜 미련하다. 나 내일 죽거나 모레 죽어. 당장 죽는 것도 별로 어려운 일 아니야. 아는데도 너랑 일주일 뒤에 개봉하는 영화 예매를 해. 과하긴 내가 과하지.
민규가 밑에서 손을 잡아온다. 나 우는 거 들렸어? 아니. 근데 그럴 것 같았어.
민규
응
화나면 비꼬지말고 꼭 화난다고 말해. 너 그 버릇 너무 나빠.
알았어.
오늘 충전기 고장나서 충전 못한 거야.
알아.
다 알아.
그니까 울지 마. 어디 안 가.
*
이번 학기 끝나자마자 돌아갔대요. 헐 왜요? 내년이 막학년인데.
취업준비 한대요? 하겠냐? 골로 가게 생겼다는데.
그럼 걔는? 누구? 김민규.
몰라. 요즘 김민규 본 사람 있냐?
*
김민규가 공항에서 서명호를 찾다 엉엉 울었다는 소식을 최승철로부터 전해들었다. 김민규의 꼴사나운 모습을 상상해본다. 당분간은 쪽팔려서라도 공항 근처에도 안 가겠지 싶다.
너 없는 곳은 어디에도 가지 않겠노라 김민규가 맹세했을 때 서명호는 그런 김민규를 두고 떠났다. 김민규를 제외한 모든 관계자들이 그게 맞는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민규가 아닌 사람들만 서명호를 칭찬하거나 서명호를 위로했다. 서명호는 그들 사이에도 김민규의 곁에도 없었다. 명호야 듣고있니? 네. 수화기 너머 최승철이 서명호를 부른다. 스피커에서 익숙한 곳의 냄새가 났다. 김민규 처음 만난 그때 그곳.
애써 태연하지만 서명호를 향한 걱정이 묻어나는 최승철의 목소리를 조용히 듣는다. 형 한국에서 계속 나 도와줘서 고마워요. 형한테 하나도 안 서운해요. 그리고 형 말이 다 맞았어. 그래도 결국 형은 김민규 만나게 해줬잖아. 비밀인데 그게 제일 고마워. 남겨두고 온 서류를 보내준다는 최승철에게 말없이 중얼거린다. 그냥 다 고맙지 뭐 지금 생각해봐도. 어 명호야 뭐라고? 아니에요. 혼잣말.
서명호가 앉은 방향으로 큰 파도가 인다. 발가락 사이사이를 스미던 포말이 걷어올린 바짓단과 상의를 적시고 떠내려갔다. 최승철은 좀처럼 전화를 끊지 못했다. 형. 어 명호야. 김민규 거기 있으면 그냥 바꿔줘요.
스피커에서 다른 냄새가 난다. 파도 소리에 반쯤 잠겨 잘 들리지 않는 수화기 너머로 김민규 숨소리가 들렸다.
민규.
서명호 너 미쳤냐?
김민규는 또 운다. 너 미쳤냐고. 확실히 서명호는 미친 것 같았다. 나는 이제 숨소리만 들어도 너 인거 알아차려. 너는 너무 멀리 내가 두고왔는데 지금 네 표정이 다 보여. 서명호는 애틋한 말 대신 수화기를 하늘로 치켜든다. 민규야 갈매기 소리 들어봐.
너 거기 어딘데? 너 지금 바다야? 나 거기 가면 안 돼? 서명호는 앞머리를 쓸어넘긴다. 민규가 질문을 하나씩 늘릴 때마다 바닷바람이 거칠어진다. 민규야 나 지금 하나도 안 들려. 너도 바람 소리나 들어. 김민규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잘 들리진 않지만 또 서명호 미쳤냐고 물어보고 있는 것 같았다.
넌 나 안 사랑해? 바람도 파도도 멀리 쓸려갔을 때가 되어서야 김민규 목소리가 들린다. 민규야 내가 너 버리고 가서 울었어? 너 안 사랑하는 것 같아서 울어? 내가 너를 왜 안 사랑해. 사랑하지 않는데 내가 너 왜 울려.
근데 민규야.
응.
나 지금 서명호 별 왔어.
그래서 민규 여기 못 와. 김민규는 한동안 말이 없다. 서명호는 떠밀려온 조가비 껍데기를 주워 젖은 모래바닥에 글씨를 적는다. 김민규를 기다렸다. 우리 진짜 미련하다. 너도 느껴? 사실 잘 모르겠어 뭘 위해서 이러고 있는건지. 나 지금이라면 우리가 보냈던 시간들 우리 감정들 다 사랑이 아니라 미워하는 거였다고 해도 믿을 것 같아. 대화가 성립되지 않고 떠돈다. 서명호와 김민규는 독백을 나눴다. 그래도 나 사랑하지. 응. 나도 너 사랑해. 알아. 그거 말고 사랑한다고 해. 사랑해.
사랑해. 전화가 끊어졌다. 바람이 너무 세게 불어 전파가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민규야. 안테나 표시에 불이 꺼지고 가로선이 그어졌다. 파도와 모래에 묻힌 발가락을 슬금슬금 꺼내 몸을 일으켰다. 나 일부러 끊은 거 아니야. 너 알지.
맨발로 모래사장을 걷는 서명호는 문득 훗날의 김민규가 영화를 끝까지 볼 수 있을지 궁금했다. 다 보게 된다면 지금보다는 더 서명호를 원망할 수 있지 않을까. 다 토해낼만큼 나를 미워하다보면 나를 보내주는 날도 오지 않을까. 그럼 김민규도 편해지지 않을까. 서명호는 그가 편안해지기를 바랐기 때문에 그를 떠났다. 그러니 곧 그렇게 될 것이다. 서명호가 편안해질 수 있는 것처럼. 김민규에게도 지금을 가라앉힐 어떤 안식이 찾아오길 바랐다.
사랑하는 순간을 속죄하거나 두려워하기엔 김민규가 하염없이 소중했다. 보고 싶었다.